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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의 명함을 가진 CEO
하이힐을 신고 납품을 하던 김 과장에서 18개의 명함을 가진 CEO가 된 여성의 이야기이다. 지금은 수출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해외영업이 하고 싶었지만 작은 회사에서 삼성전자의 영업 담당자로 국내 영업부터 시작했다. 규모가 작은 회사이다 보니 여러 직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했다. 영업과 납품을 동시에 해야 했기에 운동화에 편한 차림이 아닌 애매한 차림으로 하이힐을 신고 납품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녀가 해외영업을 향한 꿈을 키우던 때에는 여성이 해외영업을 한다고 하면 여자라서 안 된다고 하던 시대였다. 언제 시집갈 거냐, 빨리 시집이나 가라는 말을 바이어로부터 들었다. 여자라서 안 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고, 차별을 받았다. 미소 띤 얼굴로 바이어의 비위를 맞추어 계약을 따내면 칭찬 대신 동료 직원들의 질투를 받았다. 호스티스로 폄하하는 막말을 듣기도 했다. 바이어를 마중 나갈 때도 바이어에게 다가가면 바이어는 고개를 들어 쓱 그녀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외면했다. 당연히 남자 직원이 마중을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여자인 그녀가 담당자 일리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바이어에게 다가가서 인사를 하면 그제야 그녀가 담당자라는 것을 알고 놀라곤 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다. 이런 사회적인 편견 속에서 그녀는 꿋꿋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해외영업에 대한 꿈을 키워나갔다. 국내 영업을 하면서도 언젠가는 해외영업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 그리고 그 상상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전 세계 25개국을 다니면서 해외영업 담당자로 일하게 되었다.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외화를 벌어온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했다. 그녀의 스토리는 사람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정하고 집념을 가지고 밀어붙이면 안 될 일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자신만의 길을 묵묵하게 가자 여러 개의 명함이 생겼다. 영업사원, 해외영업 담당자, 대표, 무역실무 강사, 수출자문위원, 수출 컨설턴트, 그리고 작가. 이렇게 18개의 명함을 가진 CEO가 되었다. 다양한 일을 시도하고 있기에 명함은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이 멋지다.
거절을 받아들이는 용기
나를 환영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한 명씩 내 편을 만들어가는 것이 영업이다. 그녀가 해외시장을 개척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작정 발로 뛰는 것이었다. 오라고 하는 곳은 없어도 가야 할 곳은 많다는 각오로 임했다. 국내 영업을 하던 중에 회사의 자금상황이 안정되어 드디어 해외 시장을 개척할 기회가 생겼다. 시장조사를 마친 후에 첫 수출국가를 일본으로 정하고, 무작정 담당자를 찾아갔다. 다른 회사와의 미팅이 있는 자리에 결례를 무릅쓰고 찾아갔다. 담당자의 양해를 구하고 10분 정도 회사를 소개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 짧은 10분의 만남에서 일본으로 찾아가면 만나주겠느냐고 담당자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고 만나주겠다는 담당자의 확답을 얻어냈다. 이렇게 무작정 발로 뛰어 회사 제품을 제대로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다른 나라의 시장도 이런 방식으로 개척했다. 수출상담회가 있으면 찾아가서 가능성 있는 바이어들을 만났다. 초대받지 않은 상담회에 찾아가서 몇 시간씩 기다리다 기업의 회장을 만나고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상담회에 참석하려는데 접수 마지막 날까지 사장님이 상담회 참가 승인을 해주지 않으면, 사장님을 찾아가 벽에 밀어붙이고 참가 승인을 받아냈다. 해외 바이어를 발굴해내는 비결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해외시장 개척에는 특별한 비결이 없다.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다. 몇 년간의 성과 없어 보이는 노력이 계속된다. 거절을 당해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비즈니스 상담회나 전시회에 참가해서 최대한 많은 바이어를 만나야 한다. 거절을 수도 없이 당한다. 내가 만나고 싶은 바이어를 애타게 기다려도 만날 수가 없기도 하고, 상담장에서도 많은 거절을 당한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행동하다 보면 바이어들과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별 기대하지 않던 순간에 수출계약을 맺게 되기도 하고, 상담을 거절하던 바이어를 결국 만나게 되기도 한다. 의외의 바이어가 회사 제품에 관심을 보이며 다가오기도 한다. 거절을 당할 것이 두려워서 행동하지 못한다면 아무 일도 있어 나지 않는다. 거절을 당하면 누구나 의욕이 꺾이고 감정이 상한다. 하지만 내 감정이 아니라 상황 자체에 집중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가야 한다. 거절을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슴으로 산다는 것
당찬 여성 CEO이지만 그녀는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다. 하이힐을 신고 납품하던 김 과장이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따뜻한 마음을 지녔다. 그녀의 경험담을 듣다 보면 세상일은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계산적인 마음으로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본에 쓰나미가 왔을 때, 어렵게 거래를 튼 일본 기업의 본사가 피해를 입었다. 본사가 위치한 곳이 재난구역으로 지정되었다는 것을 알고 가슴이 아파서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했다. 사장님께 식료품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지인을 통해 현지 사정을 알아본 사장님은 일본인 직원에게서 괜찮다는 말을 들었으니 구호물품을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거절했다. 하지만 이 말을 가슴으로 들은 그녀는 일본인 직원이 진짜 괜찮아서 괜찮다고 한 게 아님을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사장님을 졸라서 무작정 마트에서 식료품을 사서 보냈다. 재난지역까지 운송할 업체를 찾기 위해 비용이 세 배나 더 들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1년 뒤에 해당 지역의 일본인 직원이 한국을 방문했다. 밥을 지을 물조차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던 차에 때마침 그녀가 보낸 생수와 식료품이 도착했고, 덕분에 밥을 굶지 않았다며 무척 고마워했다. 비즈니스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세상에는 가슴으로 일하는 사람이 좀 더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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